찬송: 330장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성경: 이사야 55:6~13
요절: 악인은 그 길을,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나아오라 그가 널리 용서하시리라(사 55:7)

회개 기도

햇살이 뜨거운 남쪽바다, 어느 어촌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거친 자갈밭이었습니다. 더위에 쫓겨서 바닷가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 앞에 늙수그래한 부부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그물을 씻고 있었습니다.

"더운데 수고하십니다. 그런데 그물이란 바닷물에 담그는 것인데, 무얼 그렇게 열심히 씻고 계십니까?"
지나가는 인사말 정도로 말을 건넸습니다. 그 어부는 정색을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물에 뻘이나 잡쓰레기가 걸려 있어서 이렇게 씻어 주어야 그물 수명이 길고 가벼워요."
이 말을 들으면서 나는 생각했습니다.

"그렇다. 우리 영혼도 바로 이 그물처럼 자주 씻어 주어야 한다. 불안과 욕심의 뻘이 짓이겨져 있고 유혹과 허약함에 병든 영혼의 한 구석, 거기를 회개하고 씻어 낼 필요가 있다.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버티느라 좌절과 갈등에 찢기는 영혼, 허무와 절망의 검은 물결이 휘몰아치는 태풍으로 몰려올 때 어찌하랴! 영혼은 무기력하게 쓰러지지 않았던가! 그러나 괴롭고 슬픈 사연들이 그물 구석을 썩히는 현장에서 회개 기도는 신선한 생명감을 얻게 하고 영혼의 그물을 깨끗이 씻어 내는 찬란한 생명과 사랑의 힘을 주지 않던가!"

바닷가 언덕에 올라서서 나는 뒤를 돌아다보았습니다. 아직도 어부 내외는 그물을 씻고 있었습니다. 덥고 힘겨운 일을 삶의 현실로 받아들여 파하지 않고 저 뙤약볕 아래 삶의 시를 엮고 있는 부부 한 쌍, 그들 뒤로 푸른 바다는 수평선에 이어져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내 마음에 간직하며 회개 기도를 할 때마다 그물 씻는 어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 저희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셔서 깨끗하고 정결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옵소서. 거짓과 교만으로 범죄했던 잘못을 회개하오니 저희 영혼에 신선한 생명과 사랑의 힘을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뒤로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