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358장 (아침 해가 돋을 때)
성경: 마태복음 5:13~16
요절: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리라(막 5:15)

빛이 있으면

어렸을 적 교회학교 선생님께서 들려 주셨던 등대지기의 이야기가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등대를 지키는 이가, 몰아치는 폭풍우 속에서 자신이 등대의 불을 밝히지 않으면 항구로 돌아오는 많은 배와 배에 탄 사람들의 생명에 닥칠 위협을 생각하여 생명을 희생하며 등대를 밝히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늘날엔 등대도 현대화해서 불을 켜고 비추는 일이 꽤나 쉬워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옛날에는 사람이 직접 불을 켜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하신 그 빛이 되는 일은 아무리 기계화된 시대라도 어렵습니다. 아니 오히려 훨씬 더 어렵습니다. 그 빛은 과학이나 기계로가 아니라 오직 우리 자신들의 행실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하신 말씀은, 태초에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고 명하셨던 것처럼 오늘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주시는 과제, 곧 시대의 사명을 일깨워 주시는 말씀입니다.

그 해(1960년)는 온갖 부정과 부패가 극에 달했고, 3월 15일 제4대 대통령과 제5대 부통령 선거가 모두 부정한 방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학생들은 마산, 부산, 서울에서 산발적인 항의 시위를 하였고, 이 시위가 확산되자 4월 18일과 19일, 끝까지 자신들의 부정을 은폐하고 부정을 관철시키려는 사람들이 무수한 젊은이들을 피 흘려 죽게 했습니다. 그러나 고귀한 젊은이들의 피가 이 나라 근대사를 비추는 빛이 되었습니다.

4·19 의거는 의거 자체의 역사성뿐 아니라, 생명으로 이 나라와 민족의 길을 밝힌 빛의 사건으로서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

하나님, 저희가 빛이신 주님을 따르지 못하고, 빛이 되지 못한 삶을 회개합니다. 이런 저희를 빛이라고 하신 주께 감사하며 저희가 빛이 되는 삶을 살게 도와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강덕 목사 (성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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