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382장 (허락하신 새 땅에)
성경: 갈라디아서 6:7~8
요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 6:7하)

꿀벌의 삶

꽃향기 그윽한 시골길을 지날 때마다 아늑한 산모퉁이나 바위 아래를 보면 주저리를 쓴 토종 꿀통이 서너 개 놓여 있거나 양봉집들이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일벌들은 이른 아침부터 해질 무렵까지 온갖 꿀을 가슴에 따 안고 와서 빈 꿀통을 가득 채웁니다. 그런가 하면 집 안에서 부채질만 해야 하는 부채질벌도 있습니다. 또 여왕벌은 바깥 구경 한 번 못하고 죽기까지 산란을 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만일 부채질벌이 벌통 안에서 부채질을 안 한다면 환기가 안 되어 여왕벌은 물론 새끼벌까지 모두 질식해서 죽고 말 것입니다. 그뿐인가요? 집안이 답답하고 힘들다고 여왕벌이 자기 의무를 저버리고 밖으로 나가 이꽃 저꽃 날아다니며 꿀이나 따먹는다면 수만 마리의 꿀벌들은 산산히 흩어져 진정한 꿀벌의 역활을 못 하게 될 것입니다. 다른 벌들이 대신 알을 낳는 여왕벌이 될 수는 없으니까요.

창조주는 인간을 만드실 때부터 개개인이 서야 할 위치를 주셨습니다. 구름이 가려졌다고 별들이 자리를 옮겨 다니지는 않습니다. 일벌들이 부채질벌을 시기하거나 질투하여 밖으로 내쫓고 대신 들어앉아 부채질을 한다면 심장이 파괴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창조의 질서는 미래를 만들고 한 공동체를 지속시키는 고리입니다. 그 고리의 힘은 무엇일까요?

벌들이 날개짓할 때마다 날개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소리는 아마도 모두 기쁘게 살자는 합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싸움도 시기도 없이 희생과 봉사만이 넉넉한 꿀벌의 세계를 보며 질서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사랑의 하나님, 오늘도 저 때문에 제가 속한 공동체나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게 도와 주시고, 주어진 임무를 잘 감당하도록 힘을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옥녀 목사 (서울대학병원교회 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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