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5월 8일 토 어버이날

찬송: 234장 (나의 사랑하는 책)
성경: 요한복음 19:25~27
요절: 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요 19:27)

보라, 네 어머니라

주님이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실 때 그 자리에는 주님의 모친과 제자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운명하는 아들을 바라보고 있는 모친이나 주님을 마지막으로 지켜보고 있는 제자들의 마음은 비통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운명을 앞두고 주님은 모친과 제자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주님은 먼저 모친에게 새로운 아들을 소개하셨습니다. 그 곳에 서 있는 제자가 어머니의 아들이라고 하시고, 제자에게는  "보라. 네 어머니라." 고 하시면서 돌봐드릴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그 때부터 요한이 주님의 모친을 어머니로 모셨습니다. 이는 혈육을 초월한 효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주님은 혈육을 초월한 부모 형제 관계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지난날 우리는 지나치게 혈육 중심으로 살아왔습니다. 내 혈육을 위해서 남의 혈육을 무시하고 미워하며 심지어는 죽이는 일까지 서슴치 않았습니다. 전통 윤리에 의하면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 드리는 것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일이라고 믿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부족한 자기 아들이 다른 사람의 뛰어난 아들을 제치고 중요한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업도 아들에게 승계하며, 심지어는 정권도 그렇게 합니다. 민주 방식이 모든 사회 각 분야에 편만한 이 시대에 부자 세습의 정권이 있는 것도 이 민족의 특수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혈육 중심의 집단은 쇠퇴하게 마련입니다. 이제는 혈육 중심의 부모 형제 관계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이, 특히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모든 사람이 형제요 자매라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합니다. 세상엔 혈육이 없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므로 혈육에게만 효도하면 이 사회의 슬픔과 고통과 비극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저희에게 가정을 주신 하나님, 가정을 톨해서 하나님의 사랑과 뜻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희의 가정을 보살피사 주님의 사랑이 넘치는 하나님의 일터가 되게 하시고,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작은 천국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한욱 목사 (용두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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