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5월 11일 화

찬송: 505장 ( 내 모든 소원 기도의 제목 )
성경: 빌레몬서 1:8~9
요절: 사랑을 인하여 도리어 간구하노니 나니 많은 나 바울은 지금 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갇힌 자 되어 (몬 1:9)

겸손한 응답

바울은 사도로써 빌레몬에게 단호히 명령할 수도 있었으나, 겸손하게 호소하였습니다. 진중한 설득과 겸손한 태도가 강압적 명령보다 더욱 큰 효과를 얻게 해 준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합니다. "청함을 받았을 때에 차라리 가서 말석에 앉으라. 그러면 너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벗이여, 올라앉으라 하리니 그 때에야 함께 앉은 영광이 있으라." 고 하셨습니다. 바울 자신도 사도권을 주장하지 않고, 선한 일이 선한 방법으로 달성되기를 도모하는 겸손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한국 기독교회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겸손함을 보여 준 사건이 있습니다. 평양 산정교회 장로이며 오산학교 교장이었던 조만식 장로의 모범적인 신앙은 우리에게 귀감이 됩니다.

공석인 산정교회에 주기철 목사를 청빙하였습니다. 어느 주일인가 조만식 장로가 예배 시간에 늦었습니다. 설교하던 주 목사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로 "조 장로님, 뒤에 서서 예배드리시오." 하였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온 교우들의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지며 교회가 시험들겠구나 걱정했습니다.  광고 시간이 되자 조 장로가 앞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성도들을 향해 공손히 인사한 후 입을 열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죄송합니다. 여러분의 모범이 되어야 할 장로가 예배 시간에 늦어 설교하시는 목사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린 것을 사과합니다. 앞으로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힘쓰겠습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셨습니다. 기독교 사역은 권위와 힘이 아니라 겸손과 사랑으로 성취되어야 함을 깨닫게 해 줍니다.

• 나는 진정 모든 사람 앞에서 겸손한 사람입니까?

겸손하시며 거룩하신 하나님, 저희도 그 성품을 본받아 거룩한 삶을 살게 하옵소서. 교만하게 행하다가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시고, 오히려 겸손히 행하는 중에 주께 영광돌리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전태규 목사 (서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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