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7월 20일 화

찬송: 317장 (어서 돌아오오)
성경: 이사야 1:2~6
요절: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 하셨도다 (사 1:3)

깨닫지 못하는 백성

우리집 횐둥이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습니다. 원래 종자가 그런가 봅니다. 성격도 온순하여 낯선 사람을 보아도 짖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제 몸에 손을 못 대게 하는 것입니다. 주인에게 가까이 오다가도 안아 주려고 하면 도망갑니다. 한번은 밤에 얼마나 짖어대는지 이웃에게 민망하여 붙잡으러 나갔습니다. 그러나 잡히지 않고 도망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횐둥이가 한동안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동네 어디에 짝짓기를 기다리는 암놈한테 갔나 보다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동네에서는 풀어 먹이는 개를 잡아매라는 방송을 하였습니다.

며칠 후 우리집 횐둥이가 한 쪽 뒷다리를 절며 나타났습니다. 누구한테 맞았는지 한 구석에 앉아 뻘겋게 상처난 부위를 혀로 핥고 있었습니다. 안쓰러워 약을 바라 주려고 오라고 했더니 오지 않았습니다.  밥도 줘 봤지만 먹지 않았습니다. 횐둥이가 좋아하는 북어대가리를 삶아 주었는데도 냄새만 맡고 돌아섭니다. 반가워 하는 표정도 없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집을 나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누군가에게 잡혀 보신탕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아 주려고 해도 도망치고, 먹을 것을 주어도 먹지 않다가 집을 나가 버린 횐둥이를 보면서 하나님을 떠난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또 횐둥이의 모습은 현대 교인들의 모습 같기도 하였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좋은 신자인데  세상에 나가면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주인의 마음을 그렇게도 몰라준 횐둥이는 하나님의 마음을 진정 모르고 사는 나의 모습 같기도 하였습니다.

돌이켜 돌아온 죄인 한 명을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더 기뻐하시는 하나님,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자복하고 돌아오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병헌 목사 (칠금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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