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 월

릴레이 사랑

어느 초등학교에 '가와사키' 란 병으로 대소변도 못 가리고 말도 제대로 못 하며, 손에 힘이 없어 연필도 잡지 못하는 한 어린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그 아이를 놀려댓고, 아무도 그 아이와 짝을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담임 선생님들의 관심 어린 사랑이 있었습니다. 학년이 세 번 바뀔 때마다 세 분의 선생님들은 그 학생의 특징과 그 밖의 것들을 꼼꼼히 적어 인계하면서 보살펴 주셨고, 그 덕분에 아이는 밝은 모습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짐을 서로 나눈 교사들의 '릴레이 사랑' 덕분입니다.

"짐을 서로 지라."

'짐' 은 헬라어로 '바로스' 인데 빈곤의 짐, 고통의 짐, 영약의 짐을 말하고 , '서로' 는 '알렐론' 으로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일과 상대방에 대한 나의 책임을 뜻하며, '지라' 는 것은 관계성을 가지고 계속적으로 돕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빈곤에 눈길을 돌리며, 고통에 몸소 보살펴 주고, 영적으로 약할 때는 얼싸안을 듯 함께 간구해 주는 일을 쉼없이 실천하는 것이 곧 서로 사랑하는 것이요,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떼를 지어 하늘을 나는 기러기도 공기대가 형성되는 V자형으로 날아가면서 뒤따르는 기러기들이 날기 쉽게 하고, 또 앞선 기러기가 지칠 것을 생각하여 수시로 서로 위치를 바꾸는 '릴레이' 사랑을 보입니다.

'함께' 를 먼저 생각하고, 형제와 동료의 불행을 함께 짊어지면서 아껴 주는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 짐을 나누는 '릴레이 사랑' 의 삶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세계 역사를 보면, 자기의 울타리를 헐고 고통과 아픔을 나누는 일을 즐겨했던 사람들이 많던 시대에 민족 문화가 꽃피고 사람들의 삶이 아름답게 빛났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는 어떨가요?

• 나는 함께하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실천하며 살고 있습니까?

사랑의 하나님, 나의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사랑의 짐을 릴레이 사랑으로 잇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권영과 목사 (마차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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