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의 날에

뉴욕 시의 즉결 재판부 판사인 라과디아라는 사람이, 빵을 훔치다 체포되어 기소된 노인을 재판하게 되었습니다. "어째서 빵을 훔쳤습니까?" 하고 묻자  그 노인은 "잘못했습니다. 배가 무척 고파서 지나가다가  나도 모르게 손이 갔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라과디아는 "당신의 죄는 벌금 10불에 해당하니 벌금 10불을 내시오." 라고 판결하고, "10불은 내가 내겠소. 배고픈 사람이 뉴욕 거리를 헤매고 있을 때, 나는 아주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었으니 그 죄로 이 벌금은 내가 내겠습니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회중을 향해  외치기를, "나와 같은 죄인으로 벌금을 내실 분이 있으면 지금 내시오." 하였더니 곧 47불이 모금되어 그 노인에게 주어 보냈다고 합니다.

우리는 참 어려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실직한 많은 사람들, 40년 만의 최대의 수출 부진, 게릴라성 폭우로 인한 수재 등, 형용하기도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돈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디서나 돈을 다루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을 다루게 하려면 사람을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신원 보증을 세웁니다. 작년 말에 우리는 외환 위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우리에게 주신 풍요를 잘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국가와 개인의 신용이 추락하고 서로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란트 받은 자는 자기가 맡은 일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즉 직무를 유기하고 변명하는 자의 본보기입니다. 주인이 자신에게 믿고 맡긴 달란트는 성공적인 봉사의 기회입니다.

달란트들 받은 자는 반드시 결산을 해야 합니다. 오늘은 우리가 지난 일년의 삶을 결산하는  송구영신의 날입니다.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자문자답해 봅시다.

• 나는 착하고 충성된 종입니까, 아니면 악하고 게으른 종입니까?

하나님, 지난 일 년 동안 착하고 충성된 종처럼 살기를 원했으나 부끄러운 일이 많았습니다. 용서하여 주시고, 새해에는 더욱 복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을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전용철 목사  (동부연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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