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날 계수하는 지혜

우리는 지금 고  OOO 님의 묘소 앞에 서 있습니다. 일 년 전에 슬픔 가득한 얼굴로 여기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세월은 정말 빠릅니다. 이 시간 고인의 생전 모습을 기리고 말씀을 따라 살았던 그의 삶의 자취를 돌아보면서 우리들의 모습을 새롭게 추스려 봅니다.

"우리의 모든 날이 주의 분노 중에 지나가며 우리의 평생이 일식간에 다하였나이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날아가나이다."

시편 기자의 이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벗어난 삶이란 주님의 분노의 대상일 뿐이며 아무리 오래 산다 한들 수고와 슬픔을 빼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일러 줍니다. 하지만 그  같은 일시적인 삶이라도 하나님의 수중에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면 새로운 삶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생생한 고인의 죽음을 기억하며 우리 또한 머잖아 죽을 수밖에 없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 속에서 우리의 날수를 헤아릴 수 있는 지혜의 마음을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말고 정말 가치 있게 지내야 할 것을 가르쳐 주며, 우리의 마지막 날이 분명히 온다는 사실을 교훈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날들은 신속히 지나갑니다. 때문에 전능하신 하나님만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세월을 아끼는 생활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보다 먼저 가신 고인과 영광 중에 다시 만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오늘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신앙의 길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먼저 가신 고인의 신앙의 삶을 철저히 본받아서 믿음으로 살아오신 그 길을 우리 또한 따라가며, 다시 만날 그 날을 소망합시다.

• 세월을 아끼며 하루하루를 가치 있게 살기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생명의 주인되신 하나님, 고인의 삶과 믿음을 돌이켜보며 거기서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점검하게 하시고, 세월을 아낄 줄 아는 지혜의 마음을 갖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임호연 목사 (삼남연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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